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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민트존 시리즈12 [Van-Manen 현상학적 연구와 4개의 근본적 실존체1: 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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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근무 작성일18-05-04 11:56 조회3,65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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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민트존 시리즈12

제목: Van-Manen 현상학적 연구와 4개의 근본적 실존체1

글쓴이: 이근무(HA연구소장)

 

Van-Manen의 현상학적 연구는 일반적으로 체험연구로 지칭됩니다. 우리의 언어습관에서 체험과 경험은 구분되지 않고 혼용되어 사용되지만 경험과 체험은 실존차원에서는 명확하게 구분됩니다. 독일어에서 체험은 Erlebnis, 경험은 Erfahrung으로 표기됩니다. 영어에서도 경험은 Experience, 체험은 Lived Experience로 표기됩니다.

 

체험은 절실하게 경험한 그 어떤 것일 수도 있지만 필자는 체험이란 의미구성을 통해 개인의 의식에 기명(記銘)된 존재사건으로 봅니다. 그런데 Van-Manen은 몸성, 시간성, 공간성, 관계성이라는 4개의 근본적 실존체(Four Fundamental Existentials)를 생활세계의 근본구조로 보고 이를 일종의 길잡이로 제시합니다. Van-Manen의 연구방법으로 접근한 현상학적 질적연구자들은 본질적 주제를 구성한 후 이를 다시 4개의 근본적 실존체에 재배열하고 전체적인 해석을 합니다. 가장 난해하면서도 보는 이에 따라 해석이 갈리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마약중독자의 마약의 의미와 본질에 대한 체험연구를 수행하여 쾌락의 강도가 높아지고 통상적인 쾌락에는 만족하지 못하고 기괴한 쾌락을 추구하는 현상 등을 결집하여 극한의 쾌락으로 치닫기라는 본질적 주제를 구성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연구자는 이를 몸성의 차원에 배열했지만 심사자나 독자들은 쾌락의 추구가 시간의 경과에 비례하여 더 높아졌다고 보고 시간성에 배열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해석의 차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연구자의 주관성만을 존중할 수는 없습니다. 4개의 근본적 실존체에 대한 정의와 함께 비유와 예시를 통해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이번 회는 몸성(신체성)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몸성은 통상적으로 개인이 주관적으로 느끼고 경험한 몸에 대한 해석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몸은 Body가 아니라 Flesh로 해석해야만 통찰력이 생성될 수 있습니다. 신체(Body)는 일종의 기표로서 자기를 세상에 드러내는 형식이지만 욕망이라는 실존의 엔진이 없습니다. 살과 피로 이루어진 몸은 외부의 자극에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것으로서 이성보다는 본능에 의해 추동됩니다.

 

그동안 인간의 몸은 이성 또는 정신과 비교하여 열등한 것으로 취급되었고 철학적 탐구영역에서 철저하게 외면되었습니다. 하지만 사르트르(Sartre, J.P)20세기 철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메를로-퐁티(Merleau Ponty, M)는 정신의 절대성을 부정하고 인간의 몸과 기관들이 서로 만나고 체험하는 세계를 탐구영역으로 삼았습니다. 퐁티는 세계를 인간의 몸을 중심으로 상호작용하고 공감하는 또 하나의 거대한 몸으로 간주했습니다. 때문에 시간성, 관계성, 공간성은 모두 몸성을 중심으로 하여 재배열되고 구조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몸이 없으면 정신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필자는 몸은 인간의 정신활동이 배어 있고 녹아 있는 반성의 원천이기에 체화되고 육화(肉化)된 의식도 몸성에 포함시켜야 된다고 봅니다.

 

가정폭력을 경험한 여성의 경우 폭력으로 인한 신체의 훼손 뿐만 아니라 폭력으로 인해 생성된 자기비하, 자존감 저하도 몸성으로 수렴해야 된다고 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심리·정서적 차원의 부정적인 증상 중 많은 것들이 몸성의 영역에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석학을 초빙한 강연회를 생각해 봅시다. 강연장이라는 공간에서 석학과 청중들이 고담준론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또 다른 세계의 공유, 사유와의 연애와 같은 주제들은 공간성 또는 관계성에서 해석될 수도 있지만 희열로 인한 몸의 떨림이 있고 동공이 열리는 감각적 경험이 있다면 몸성으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Van-Manen의 현상학적 연구접근은 이렇듯 모호하고 때로는 난해합니다. 마치 짙은 안개 속의 길잡이가 되어 본질로 인도하지만 때로는 길잡이를 잘못 선택하여 더 큰 미망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삶도 마찬가지이듯 현상학적 시행착오 자체가 본질에 다다르기 위한 과정이자 통과의례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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