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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바그다드 카페 속에 나타난 소수자들의 임파워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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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근무 작성일18-08-20 22:31 조회3,82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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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적연구와 사람2:

영화 바그다드 카페 속에 나타난 소수자들의 임파워먼트

글쓴이: 이근무(HA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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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미국의 합작영화로 해외에서는 호평을 받았지만
2016년 한국에서 재개봉되었을 때 관객 2만명도 들지 않았던 쪽박 영화가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Out of Rosenheim, 미국에서는 바그다드 카페(Bagdad Cafe)로 알려진 영화입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미국 모하비 사막의 한 가운데에 트럭커들을 대상으로 간단한 식사와 커피를 파는 카페가 있습니다. 카페 이름은 아라비아의 꿈과 황금을 상징하는 바그다드이지만 실상은 황량한 사막 한 가운데 있는 외인부대의 버려진 주둔지 같은 을씨년스러운 곳입니다. 카페와 모텔, 그리고 주유소를 겸한 이 곳에서는 커피머신 심부름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는 여주인의 남편, 미성년 주제에 벌써 아이를 낳고 하루종일 피아노 건반만 두드리는 아들, 남자면 나이불문, 직업불문하고 같이 어울리는 철 없는 딸, 그리고 파리 날리는 카페에서 잔심부름하는 원주민 청년, 버려진 캠핑카에 기거하며 그림을 그리지만 그림이 팔리지 않는 무명화가, 철거민들의 판자집 같은 모텔의 한 방에서 기거하면서 트럭커에게 문신을 해주고 생계를 영위하는 타투이스트 여성이 등장합니다.

 

카페의 흑인 여주인 브렌다(CCC 파우더 분)는 위와 같은 주변의 잉여인간들에게 둘러쌓여 하루하루를 권태와 신경질 그리고 분노 속에서 살아갑니다. 브렌다의 깊게 패인, 마치 공룡의 발톱에 핡킨 상처와 같은 주름살이 자주 클로즈업 됩니다. 브렌다는 주유소의 고장난 주유기 같은 인간 군상 속에서 유일하게 생계라는 현실 문제를 고민하는 메타 인간(Meta Human)입니다.

 

시간을 잃어버린 듯한 이 바그다드 카페에 어느 날 독일 출신의 뚱보여성이 등장합니다. 극중 이름이 야스민(마리안느 세이지 브레트 분)인 이 중년의 여성은 독일인 남편과 미국을 여행 중 배려심 없고 더욱이 멍청하기까지 한 남편과 다투고 혼자 큰 여행용 트렁크를 들고 카페에 나타납니다. 야스민과 브렌다는 잠시 오해가 있었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우정을 쌓아갑니다. 서로간에 신뢰가 형성된 후 브렌다와 야스민은 폐업 직전의 카페를 살리기 위한 작전에 돌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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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민은 자신의 여행가방에서 발견한 마술상자로 마술을 하고 브렌다는 노래와 춤, 그리고 백수 아들은 피아노를 치고, 철딱서니 없는 딸은 서빙과 코러스를, 무명화가는 간이조명을 담당하는 무대스텝이 됩니다. 모두가 합심하여 만들어 내는 마술공연으로 바그다드 카페는 모하비 사막을 횡단하는 트럭커들에게 핫 플레이스가 됩니다. 그 후 야스민은 여권문제로 잠시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고, 무명화가인 콕스(잭 팰런스 분)로부터 청혼을 받습니다. 영화는 청혼을 받은 야스민이 발갛게 상기된 얼굴에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친구인 브렌다와 상의해보겠다는 대사로 마무리됩니다.

 

평자들은 바그다드 카페를 텔마와 루이스(Thelma & Louise)와는 다른 차원의 페미니스트 영화라고 평하지만 필자는 소수자들의 마술로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영화에는 초인적 재능이나 사고방식, 전략 등을 지닌 사람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거의 대부분 실패자이고 영화에서 투톱을 이룬 브렌다와 야스민 역시 흑인, 여성, 뚱뚱함 등의 악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소수자들을 계몽이나 교육의 대상으로만 간주하는 훈민(訓民) 관점이었다면 바그다드 카페에는 뭇 남성들을 뇌살시킬 정도의 미모를 지녔으나 정숙하고 테레사 수녀와 같은 사랑을 지닌 여성이나 가난한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바꾸고자 하는 실천가, 또 그렇지 않으면 탁월한 재주를 가진 프로메테우스형의 인물이 나타나야 합니다. 그러나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평범하고 나약한 인물들로서 단지 자기가 가진 작은 재주만을 발휘할 뿐입니다. 바그다드 카페의 부활에는 사회운동가들이 전가의 보도(傳家宝刀)처럼 입에 올리는 사회적 지지도 없습니다.

 

바그다드 카페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같은 개인들에 대한 접근에서 그동안 우리는 아무런 비판적 사유도 없이 그저 사회적 지지만을 반복했습니다. 물론 이러한 것들이 무용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부차적인 것일 수 있습니다. 소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훈민주의자들이 알지 못하는 아니 오히려 배워야만 하는 소수자들의 재능, 사고, 세계관, 가치관, 그들의 전략에 대한 탐구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Resilience를 어떤 이들은 평범한 사람들의 마술(The magic of the ordinary)라고 합니다. 아무도 눈여겨 보지 않았고 자신도 모르던 야스민의 마술상자와 묘하게 대비됩니다. Bagdad Cafe는 장애인, 이주노동자, 빈곤한 사람들은 가르치고 변화시키고 또 보호하고 배려해야만 한다는 사고에 매몰되어 있던 서푼짜리 훈민주의자 필자에게 소수자들에게 내재된 힘과 그들의 연대를 일깨워 준 영화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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