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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증인」, 장자의 소통철학에서 배우는 연구자와 연구참여자의 변용에 대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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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근무 작성일19-03-26 00:40 조회3,04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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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적연구와 사람9

영화 증인, 장자의 소통철학에서 배우는 연구자와 연구참여자의 변용에 대한 연구

글쓴이: 이근무(질적연구HA연구소장)

 

   2019년 개봉한 영화 증인은 살인사건 피의자의 변호를 맡는 변호사 양순호(정우성 분)와 자폐성 장애인 소녀 임지우(김향기 분)의 굴곡 많은 소통을 다루고 있습니다. 민변 출신의 변호사 양순호는 자신의 이상을 내려놓고 대형 로펌의 변호사로 변신합니다. 그가 맡은 사건은 살인사건의 피의자인 가사도우미 여성의 무죄를 입증하는 것입니다. 여론의 관심은 물론 변호사 업계의 기린아로 등극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그가 선택한 진술은 살인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성 장애 소녀의 증인 능력을 무효화시켜 피의자의 무죄를 주장하려는 것입니다. 그 후의 스토리 전개는 너무나 상식적입니다. 양순호는 의뢰인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해야만 하는 변호사의 형식적 직업윤리를 기각하고 오히려 의뢰인의 살인죄를 밝혀냅니다.

 

   필자는 영화의 플릇보다는 양순호와 지우 간의 소통에 더 많은 관심이 갔습니다. 그리고 우리들은 그저 연민의 차원에서 보는 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소수자들의 내면세계를 보는 눈이 변하기도 했습니다.

 

   극 중 양순호는 지우에게 접근할 수 있는 채널을 모색하던 중 지우가 퍼즐놀이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퀴즈를 던집니다. 그 날 지우는 순호에게 전화를 하고 정답을 맞춥니다. 그런데 필자는 정답보다는 두 사람의 실존 배경에 더 많은 관심이 갔습니다. 이제 오랜 궁핍에서 벗어나 화려한 비상을 꿈꾸는 양순호의 방 안은 단조로운 암회색의 모노톤으로 채색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지우의 방은 서커스단 회전목마를 밝히는 형형색색의 다채롭고 화려한 불빛으로 반짝이고 있습니다. 세상과는 단절한 듯 보이지만 그의 내적 세계는 석가모니 진신사리에서 뻗어나오는 듯한 영롱함과 신비함으로 충일되어 있습니다. 우리들이 조우하는 장애인, 가난한 사람들, 한국에서 유령처럼 떠도는 이주민들이 오히려 지우처럼 화려한 빛으로 무장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양순호와 지우의 소통은 양순호에 의해 철저하게 도구적 수단으로 전락합니다. 하지만 양순호는 지우의 의사표현 방식을 흉내내려고 하다가 그의 세계로 들어가고 거기서 새로운 길을 찾습니다. 거대 그룹의 고문 변호사라는 유혹을 마치 야식의 늑대를 길들이기 위해 던져주는 고깃덩어리로 여기고 실제적인 정의를 찾는다는 영화의 결말은 도덕주의와 신파가 합쳐진 듯 하지만 도구적 소통에서 존재이해의 소통으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생기된 자기변용은 질적연구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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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적연구는 다양하게 정의되고 그것의 정수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질적연구가 문헌연구와 양적연구와 다른 점은 사람들과의 소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소통의 방법과 그 결과는 어떠해야 하는지 다소 당위적인 물음을 장자(莊子)의 철학에서 잠깐 살펴보고자 합니다. 장자에서 소통은 첫째, 나와 타자의 차이점을 인식하고 그것을 전제로 소통해야 한다는 것과 둘째는 상대방의 관점과 입장에서 전체를 조망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실존적 배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자기의 혁신과 변화를 통한 소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자(孔子)의 전승 속에 등장하는 유연한 수영의 달인의 예화를 소개합니다.

 

"중국 땅 여강이라는 곳에는 길이가 삼십 길이나 되는 폭포수가 있는데 한 남자는 그곳에서 유유자적하게 수영을 하고 있습니다. 물을 건너는 특별한 비법을 묻자 물이 소용돌이 치면 같이 빨려들어가고 물길이 솟구치면 같이 솟구친다고 하며 늘 물의 길을 따라서 수영한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물의 길이란 물만의 길도 아니고 수영하는 사람이 만든 길도 아닌 물과 사람이 만든 길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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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증인과 장자의 소통 철학은 질적연구자들에게 새로운 임무를 부여한다고 생각됩니다. 지금까지 연구자들은 참여자들의 경험세계를 드러내는 데에만 집중했지 연구과정에서 자신이 어떠한 변화를 경험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부족했습니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은 필연적으로 상호변용(Acculturation)을 만들어 냅니다. 질적연구 수행 경험이 있는 연구자들을 연구참여자로 선정하고 연구 수행 중 자신에게는 어떠한 변화가 있었고 또한 참여자들에게는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그리고 연구자와 참여자가 발견한 새로운 물길은 무엇인지에 대한 연구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경우 새로운 질적연구방법을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기존의 내러티브연구로 접근하면 적절하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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