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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함에도 유죄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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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근무 작성일19-10-26 13:40 조회1,43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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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적연구 주제와 방법 37

제목: 무죄함에도 유죄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글쓴이: 이근무(질적연구HA연구소장)



최근 화성 연쇄 살인사건의 진범이 밝혀졌다는 뉴스와 함께 이와 관련하여 억울한 옥살이를 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보도되고 있습니다. 저 역시 분노와 함께, 5년 전 사적 모임에서 만난 변호사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인문학을 공부하는 모임인데 그날따라 검은 정장에 검은 넥타이를 매고 있었습니다. 곱슬머리에 피부가 검은 사람이었습니다. 영화 맨 인 블랙(Men in Black)의 윌 스미스와 흡사하여 놀렸더니 의외로 심각하고 우울한 표정이어서 분위기가 묘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의뢰인이었던 사람의 장례식에 참여하고 왔다고 합니다. 그의 의뢰인은 자살을 했다고 합니다. 변호사가 전하는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40대 중년 회사원이 업무상 횡령혐의로 경찰에 고발되었고 구속, 재판을 받았습니다. 일심에서는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았습니다. 그의 횡령은 사적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임원들의 비자금 조성을 위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여전히 그를 횡령범으로 알고 있었고 재취업도 용이하지 않아 많은 곤란을 겪었다고 합니다.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 형사보상법에 의해 형사보상금을 받을 수 있지만 얼마간의 돈이 그의 삶을 보상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자신을 하이에나 떼에 포위된 토끼로 말했던 의뢰인은 결국 무죄판결 1년 후에 자살을 했다고 합니다.

 

2019년 대검찰청 통계에 의하면 2018년 한 해만도 일심에서 5,731명이 무죄판결을 받았고 항소심에서는 1,244명이 무죄선고를 받았다고 합니다(대검찰청, 2019). 무죄판결이 죄가 없음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거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을 감안해도 많은 사람이 무죄임에도 고통받고 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형사소송 전문가인 변호사의 말에 의하면 무죄판결 이후가 더욱 문제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언론이나 전해진 이야기로 당사자가 어떠한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그 이후의 이야기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당사자는 여전히 범죄자입니다. 현재 형사보상법 30조에는 형사사건으로 무죄가 선고된 사람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당사자는 무죄재판 시 게재를 청고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어 있지만 세상 사람들은 관보(官報) 따위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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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바르 뭉크, 1893, ‘절규’  

 

지난 20년만 따져보아도 10만명 이상의 사람들과 가족이 사회적 낙인과 배제 등으로 인해 다양한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의 기억은 선택적이기에 흔히 선행사건만 기억하고 결과는 쉽게 잊고 알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인권의 문제인 동시에 사회적응, 정신건강, 가족갈등 등 다양한 어려움을 지니고 있다고 할 것입니다. 무죄판결 후의 삶에 대한 연구가 팔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연구가 없다고 보여집니다. 최자연과 김정환(2018)이 형사사건으로 무죄판결을 받은 사람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독립기관인 명예회복 심의위원회의 설치를 제안한 것이 전부로 보여집니다. 이러한 연구는 국가인권위원회나 국민권익위원회 등에서 수행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기미가 없습니다.

 

숨겨진 피해자들의 삶을 발굴하고 그들을 위로하고 지지할 수 있는 사회적 명예회복과 만신창이가 된 삶을 치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연구참여자는 인권단체나 피해자 모임 등을 통해 발굴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개인들의 상호작용이 매우 중요하므로 근거이론 연구방법 중 Clarke의 상황모델(Situation)로 접근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체험의 깊이와 구조 역시 중요하므로 현상학적 연구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참고문헌>

대검찰청, 2019, 검찰통계, 서울: 대검찰청

최자연·김정환, 2018, 형사보상법에서 명예회복 제도의 의미와 개선방향, 형사정책, 30(3): 241-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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