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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민트존 시리즈8 [삶의 복원을 위한 이념으로서 질적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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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근무 작성일18-02-28 15:24 조회3,24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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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민트존 시리즈8

제목: 삶의 복원을 위한 이념으로서 질적연구

글쓴이: 이근무(HA연구소장)

    

차이의 철학자, 생성의 철학자로 불리는 들뢰즈(G, Deleuze)는 현대 프랑스 철학의 혁명가라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이번 회부터는 차이와 반복(Difference et répétion), 의미의 논리(Logique du sens)와 그의 동료인 정신분석학자 펠릭스 가타리(F, Guattari)와 함께 쓴 안티오이디푸스-자본주의와 분열증(L’Anti Oedipe-Capitalisme et Schizophrénie), 천개의 고원-자본주의와 분열증2(Mille Plateaux-Capitalisme et Schizophrénie 2)에 나타난 그의 사유와 질적연구와의 교집합을 찾는 착업을 하고자 합니다.

 

서양철학은 플라톤의 각주에 불과하다”(The safest general characterization of the European philosophical tradition is that is consists of a series of footnotes to plato) 분석철학자 화이트헤드(A.N. Whitehead)의 과정과 실재(Process and Reality)에 등장하는 유명한 언표입니다. 화이트데이는 플라톤의 저작이 후세 철학자들의 일반적 개념 형성에 지대하고도 풍요로운 영향을 끼쳤음을 플라톤의 각주라는 상징어로 압축했습니다. 화이트데이의 말처럼 플라톤에서 헤겔에 이르기까지 서영철학은 개념의 철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념철학에서 추구하는 것은 A란 무엇인가?에 대한 본질을 찾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정답은 초월적인 영역에 있습니다. 플라톤의 이데아, 헤겔의 시대정신(Zeitgeist)등에서 답을 찾아야만 합니다. 개념은 또한 공통성의 추상화 작업입니다. 개개의 사물이나 현상에서 비본질적인 것은 버리고 본질적인 것만을 추출해내는 사유작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일성, 유사성, 유추를 통해 모든 것들을 개념의 감옥안에 가두어 두려는 성향이 농후합니다. 특히 인간의 삶은 동일성에 갇혀 범주로 호명됩니다. 세계에는 74억명이 살고 있습니다. 따라서 74억개 이상의 삶이 있지만 황인종, 백인종, 흑인종 아니면 남성, 여성 또 아니면 장애인, 비장애인 등으로 분류되고 각 범주의 속성이나 공통성으로만 표현됩니다. 결국 개개인의 삶은 실종됩니다. 사람들간의 차이가 드러나도 그것은 차이 그 자체가 아니고 동일성 또는 범주에 종속된 차이에 불과합니다.

 

들뢰즈는 이같은 동일성의 반복을 혁파하기 위해 개념 대신 이념을 내세웁니다. 들뢰즈의 이념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이념이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이념(Ideology)은 사람이 자연, 인간, 사회를 규정짓는 의식의 형태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더 쉽게 정의하면 사람이 사회를 바라보고 파악하는 관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들뢰즈가 말한 이념은 개념처럼 문제에 대한 정답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닌 해답없는 문제들입니다. 그러하기에 메우 불확정적입니다. 따라서 개념의 철학은 모든 것을 동일성으로 수렴하지만 이념은 차이를 생산합니다. 흔히들 삶에는 정답이 없다고 말합니다. 삶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습니다.

 

2013년 개봉한 고령화가족을 잠깐 살펴봅시다. 영화에는 나이값도 못하는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늙은 어머니(윤여정)집에는 마른이 넘도록 백수신세를 면하지 못한 장남(윤제문), 실패한 영화감독이자 자살광인 차남(박해일), 결혼만 세 번째인 딸(공효진) 그리고 막나가는 여중생 손녀(진지희)가 서로 용서도 못하고 화해도 못한 채 살아갑니다. 남들이 볼 때는 전형적인 콩가루집안입니다. 우여곡적 끝에 가족은 화해합니다. 영화 말미에 석축의 돌무더기 속을 비집고 나온 노란 야생화가 등장하고 극중 영화감독인 차남의 에필로그가 이어집니다. 정리하면 모든 것은 이유가 있고 모든 사람들의 삶은 그 자체로 이미가 있다는 메시지입니다.

 

흔히 질적연구를 폄하하는 시각들 중 하나가 개인들의 상투적이고 진부한 삶이 이야기라는 시각입니다. 심지어 신변잡가, 학문적 관음증으로 매도당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누가, 무엇을, 어떻게, 왜 라는 내용들은 이념, 즉 불확정적인 삶의 문제들을 드라마화하는 것이고 이러한 반복을 통해 인간자체로서의 차이가 극명히 드러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질적연구는 삶의 서사와 그것의 반복을 통해 사람들간의 고유한 차이를 생성하고 이러한 사유와 실천을 통해 개념의 독재에 종속된 삶을 복원시키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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