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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적연구의 심사경향 분석(생애사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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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근무 조회4,56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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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민트존 시리즈3

제목: 질적연구의 심사경향 분석(생애사 연구)

글쓴이: 이근무(HA연구소장)

  

필자는 그간 4편의 생애사 연구를 발표했고 동료 연구자들의 생애사 연구 논문 12편에 동료지지집단의 일원으로 참가하여 총 48인의 심사위원들의 심사평을 수집, 분석했습니다.

 

생애사 연구의 심사경향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제자백가(諸子百家)식 견해의 불일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근거이론 연구방법이 사회과학 질적연구 방법의 챔피언으로 불리며 비교적 일관된 심사기준이 있는 반면 생애사연구는 심사자들은 물론 독자들도 저마다의 인식론과 관점을 지니고 있어 다양한 견해가 분출됩니다. 한국연구재단 등재후보지에서 게재불가 판정을 받은 논문이 등재지 중 영향력 지수(IF) 3.0이 넘는 권위 있는 학술지에 수정 후 게재 판정을 받아 게재된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심사풍토 때문인지 생애사 연구자들은 논문게재를 복불복이라는 체념 섞인 어휘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또한 승진이나 실적을 염두에 둔 연구자들은 생애사 연구를 기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생애사 연구 역시 과학이고, 연구자들 간에 암묵적으로 합의된 정향이 있습니다.

 

현재 우리 학계에서 생애사 연구는 구술생애사를 비롯하여 생애과정관점, Mandelbaum의 분석틀, Rosenthal의 연구접근이 있습니다. 체계적이고 구조적인 분석틀을 갖춘 연구접근으로는 MandelbaumRosenthal이 제시한 방법이 선호되고 있습니다. Mandelbaum은 간디의 생애사를 연구했는데 기존의 연대기순 생애사기술에서 탈피하여 한 개인의 생애를 삶의 영역(Dimension), 전환점(Turning point), 적응(Adaptation)으로 나누어 기술합니다.

 

심사자들은 삶의 영역에서 경제, 사회적 영역은 물론 정신적 영역을 분석하고 기술하기를 요구합니다. 또한 전환점에서는 한 개인의 현재와 관계된 과거의 주요 생애사건 중 전환을 분석해야만 하는데 이 경우 전환이 이루어진 전·후 조건을 분석하기를 요구합니다.

 

예를 들면 농촌에서 성장하다 상경한 것은 분명 한 개인의 삶에 있어서 중요한 분기점입니다. 하지만 생애사 연구는 상경이라는 사건보다는 농촌의 빈곤, 산업화라는 사회적 조건과 함께 가정폭력이나 학업중단과 같은 개인·가족 차원에서의 조건을 입체적으로 분석, 기술할 것을 요구합니다. 한 개인의 삶은 정치적인 동시에 경제적이며 또한 문화적이기 때문입니다.

 

전환점은 외견상 개인의 선택으로 보이지만 실제는 사회·문화적 조건이나 변화 등에 자신을 부기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필자는 생애사 강의를 할 때 종종 배우 안성기씨의 예를 듭니다. 안성기씨는 아역배우 출신이지만 외국어대 베트남어과를 졸업했습니다. 당시는 월남전이라는 특수가 있었습니다. 대한항공의 모체인 한진기업이 베트남에서 막대한 달러를 벌어들여 기업을 키운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상식입니다. 안성기씨 역시 전공을 살려 종합상사에 취업하고자 했으나 전역을 앞둔 시점에 베트남전이 종료되었습니다. 당시 베트남 통일세력에게 한국은 통일을 방해한 훼방꾼이기에 베트남에 발도 붙일 수 없습니다. 안성기씨의 회고에 의하면 군 전역 후 먹고 살 길이 막막하기에 배우의 길로 들어섰다고 합니다. 안성기씨의 인생 변곡점은 이렇듯 반전여론과 미국의 재정부담에 따른 펜타곤의 결정은 물론 베트남인들의 강인함, 개인적 조건으로는 아역배우 경력, 맹아기를 넘어 성장기로 진입한 한국의 영화산업 등 다양한 조건들이 만들어낸 삶의 미스테리라 할 수 있습니다. 전환점 분석과 기술에 있어서는 이러한 점들을 구조적으로 기술해야만 합니다.

 

마지막으로 적응분석에서는 개인의 고유한 적응전략과 그 결과를 기술할 것을 요구합니다. 적응에서도 역시 사회·환경적 맥락을 드러내야 합니다. 생애서 연구에서는 적응 역시 개인의 단독 행위라기보다는 환경과 구조 속에서 생성된 발현물로 보고 있습니다. 한 개인의 적응은 연령, 사회적 지위, 경제적 상황 등에 따라 시기마다, 사건마다 다양한 변주가 있습니다. 심사자들은 이 같은 다채로운 변주를 기술함과 동시에 이러한 것들을 관통하는 적응주제를 발굴할 것을 요구합니다.

 

예를 들어 조폭 출신의 목사가 있다고 가정합시다. 조폭생활을 할 때는 그 세계에서 생존하기 위해 과도한 복수, 위악적 행동을 적응전략으로 삼았고, 타인들에게 위압감을 주기 위해 온 몸을 도화지 삼아 문신을 했습니다. 하지만 개과천선하여 목사가 된 후에는 타인의 공격에도 무저함으로 일관합니다. 너무나 양극단적이기에 관통하는 고유의 적응양식을 찾기 어려워 보입니다. 하지만 남극과 북극은 양극단에 위치해도 지구에서 가장 추운 지점이라는 공통성이 있듯이 때로는 극단적인 것들의 결집 속에서 의외로 쉽게 공통성을 발견할 수 있기도 합니다.

 

위의 조폭출신 목사의 적응양식은 생존하기 위해 자기의 본성을 접어두고 주위 사람들이 원하는 사회적 옷을 입은 것으로도 표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적응분석과 기술에 있어 변주와 공통성을 동시에 포착할 수 있어야 합니다. 

 

* 다음에는 2000년 이후 한국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Rosenthal 연구접근에 대한 심사동향을 게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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