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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민트존 시리즈11 [Heidegger에게 배우는 현상학적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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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근무 작성일18-04-03 10:48 조회3,64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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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민트존 시리즈11

제목: Heidegger에게 배우는 현상학적 글쓰기

글쓴이: 이근무(HA연구소장)

 

현상학적 연구에 관심있는 사람들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현상학적 글쓰기는 어떤 방식이나 전략으로 수행하느냐? 입니다. 현상학적 글쓰기는 현상학적 탐구의 핵심과정이자 결과로 텍스트를 현상학적 민감성(Phenomenological Sensitivity)이 드러나도록 재현(Representation)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현상학적 글쓰기에 대해 연구자들은 그간 나름대로의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김영천(2013) 교수의 소설적 글쓰기, 이혁구(2016) 교수의 자기반성적인 성철적 글쓰기, Goodall(2008)의 은유와 제유법(Synecdoche) 등을 활용한 수사학적 글쓰기 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간 현상학적 연구자들이 제기한 현상학 글쓰기 접근을 범박하게 정리하면 연구참여자 또는 특정 현상을 경험한 사람들이 주관적으로 구성한 의미를 구성하여 이를 체험적 언어로 표현하고(Creswell, 2007; Van Manen, 2014; Wertz, 2011), 이 같은 체험의 구조를 구성하기 위해 추출된 주제들을 조직화하고(Moustakas, 1994; Goodall, 2008)연구참여자들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서사를 구성하는 것(김영천, 2013; Ely, 2007)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질적연구의 초심자는 물론 근거이론 연구나 여타 질적연구를 수행한 경험이 있는 연구자들도 위와 같은 정향성에 직면하면 종종 좌초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현상학적 연구에 대한 오해 중 하나가 현상학적 연구는 많은 책을 읽고 철학자에 버금가는 사유능력과 소설가와 같은 글쓰기 능력이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HusserlHeidegger가 발전시킨 현상학은 초인의 학문, 강자의 학문이 아니라 보통사람의 학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같은 범인들이 현상학적 분석과 글쓰기를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필자는 Heidegger(1972)해석학적 순환)Hermeneu tic circle: Hermeneutischer zirkel)이라는 아이디어에 의지한 현상학적 분석과 글쓰기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해석학적 순환은 독일의 문헌학자 아스트(F. Ast)에 의해 정립된 개념으로서 전체와 부분은 서로 연계되어 있기에 하나의 현상은 전체와 관련해서 이해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고사를 적시하여 예를 들어 봅시다. 조선 인조 때 주화파의 리더 최명길이 한성판윤(현 서울시장)으로 재직할 때 국고를 횡령한 탐관오리를 적발하고 처벌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곧 탄핵을 당했습니다. 탄핵의 요지는 최명길이 관리의 아들과 종을 심문하여 아비와 주인의 죄를 실토케 했다는 것입니다. 공을 세우고도 탄핵을 당한 모순은 부분과 전체와의 관계를 생각해 보면 수긍이 갑니다. 탐관오리의 죄를 캐내고 처벌하는 것은 부분입니다. 하지만 조선시대 전체를 규율하는 성리학적 가치관은 강상의 윤리입니다. 아비가 죄를 지어도 자식은 이를 함구해야 하고 종 역시 주인의 죄를 대신 뒤집어쓸지언정 주인의 죄를 실토할 수는 없습니다.

 

위와 같은 해석학적 순환은 Heidegger에 의해서 존재이해의 방식으로 바뀝니다. Heidegger에 의하면 인간은 현상이라는 텍스트에 직면하기 전 이미 선이해를 지니고 있습니다. 많은 질적연구자들이 특정 현상 또는 경험으로 들어가 기 전 백지상태에서 출발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선이해를 내려 놓으라고 이야기 하지만 이는 사회학적 신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불가능합니다. 연구자들은 이미 자기학제의 가치관, 주류의 관점, 그러지 않으면 자신만의 선이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Heidegger는 이미 백지상태, 객관성의 허구를 읽고 있었습니다. Heidegger는 선이해를 이해 확장이나 상호주관성 확보의 조건으로 봅니다 우리가 영화를 본다고 가정할 때 제목이나 배우들만 보아도 그 구체적 내용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를 보면서 자기의 선이해가 틀렸다는 것을 알기도 하고 또는 이미 알고 있었던 내용이 심화, 확장되는 경험을 하고 영화 속으로 빨려 들어가 캐릭터의 의도, 의미 등을 알게 되고 마침내 영화를 보고 있는 나가 나인지 그렇지 않으면 영화 속에 빠져 들어간 나가 나인지 분별이 되지 않다가 영화가 끝나면 영화 밖의 나로 돌아가 영화 속의 내용을 완전히 이해합니다.

 

현상학적 연구와 글쓰기 역시 위에서 예를 든 영화관람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청소년들의 인터넷 중독에 대한 현상학적 연구를 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연구자는 사이버 공간의 의미 또는 본질에 대해 선이해를 가지고 출발할 수 밖에 없습니다. 사이버 공간은 비현실적 세계로서 이곳에 몰입되면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지 못해 학교생활, 또래관계에서 다양한 부적응 양상을 보일 수 있다. 이것이 연구자의 선이해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선이해에 기초하여 연구참여자들에게 그들이 체험한 가상공간의 의미를 물어갑니다. 연구자의 선이해와 맞는 부분이 있다면 이를 심화시키고 또 다른 현상학적 질문을 이어갑니다.

 

예를 들면 현실세계에서의 부적응이나 백일몽, 폭력성과 같은 것들입니다. 하지만 연구자는 현상학적 동요를 경험할 수도 있습니다. 사이버 공간이 어떤 연구참여자에게는 현실 세계에서의 패배감을 보상받을 수 있는 곳, 자신의 또 다른 능력이 발현되는 곳으로 경험될 수도 있습니다. 게임세계 속에서 청소년들은 위대한 전사, 바람의 아들과 같은 발군의 축구선수도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사이버 공간의 또 다른 의미를 묻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현상에 대한 연구자의 이해는 심화되고 연구참여자들과의 공감의 영역이 확보된 상황에서 독자들과 공감할 수 있는 글쓰기가 이루어집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현상학적 질문의 연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사실보다는 그것의 의미를 묻는 질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글로서 재현합니다. 이와 같이 연구자의 글쓰기 능력보다 현상이 스스로 말하게 만들어 이것을 정리하면 의외로 통찰지향적인 글이 생산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글쓰기 능력보다 현상의 의미와 본질을 끈질기게 묻는 존재의 심문관 같은 태도와 능력이 더 필요합니다.

 

모든 인간은 현상의 의미와 본질을 묻는 심문관입니다. 결국 현상학적 연구는 초인의 학문이 아니라 현상의 의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보통 사람들의 마술(Magic of the ordinary)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김영천.(2014). 질적연구방법론 : Method. 아카데미프레스.

이혁구.(2016). 단도박자의 감각회복체험, 사회복지연구. 47(4), 5-32.

Creswell, J. W.(2007). Qualative Inquiry and Research Design 2E. Sage Publication.

Ely, M.(2007). In-Forming Re-Presentation, Handbook of Narrative Inquiry: Mapping a Methodology. Sage Publication.

Giorgi, A.(2009). The Descriptive Method in Psychology: A modified Huessrlian Approach. Duquesne University.

Goodall, H. L.(2008). Writing Qualitative Inquiry. Walnut Creek. CA.

Heidegger, M, 1972, Sein und zeit, Tűbingen: Max Niemeyer.

Mostakas C.(1994). Phenomenological Research methods. Sage Publication.

Van manen, M.(2014). Phenomenological of Practice. Left Coast Press, Walnut Creek, CA.

Wertw, F. J.(2011). A Phenomenological Psychological Approach to Trauma and Resilience. Five Ways of Doing Qualative Analysis. The guilford Press. 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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