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우리의 자화상 중ㆍ장년 은둔형 외톨이 > 질적연구의 주제와 방법

    질적연구의 주제와 방법

    질적연구HA연구소

질적연구의 주제와 방법

홈 > 질적연구의 주제와 방법 > 질적연구의 주제와 방법

 

 

 

 

숨겨진 우리의 자화상 중ㆍ장년 은둔형 외톨이

페이지 정보

작성자 이근무 작성일19-09-28 14:22 조회1,910회 댓글0건

본문



질적연구와 사람12

숨겨진 우리의 자화상 중ㆍ장년 은둔형 외톨이

글쓴이: 이근무(HA연구소장)


지난 3월 초등학교 동창의 부음을 듣고 문상을 갔습니다. 지방공사의료원(도립병원) 지하에 있는 장례식장에 옛 친구들이 모였습니다. 서로들 새벽달 보고 출근하고 새벽달 보며 퇴근하는 바쁜 일상인지라 장례식장에서나 얼굴을 보게 됩니다. 영화 써니의 마지막 장면처럼 친구가 죽어서야 서로 만나게 됩니다. 친구는 저 세상으로 가면서 마지막 선물로 친구들이 만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나 싶습니다.

 

불귀의 객이 되어버린 친구는 40대 중반에 정리해고를 당한 후 부인과 이혼을 한 후 근 10년을 은둔형 외톨이로 살았습니다. 지하 단칸방에서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장례식장은 어찌 보면 조문을 핑계로 남자들이 수다를 떠는 곳이기도 합니다. 친구의 죽음에 애석함은 잠시이고 초등학교 때 저에게 맞은 친구가 복수하겠다고 설쳐대기도 합니다.

 

이야기 중에 친구와 같은 중장년 은둔형 외톨이가 많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은둔형 외톨이가 우리 사회에서 문제가 된 것이 20~25년 정도 되었으니 그때 청소년들이 은둔형 외톨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면 중장년은 은둔형 외톨이가 되었겠지요. 또한 저의 친구처럼 실직이나 도산 등의 위기를 겪고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3cf1a5ed7efcac8e0b256bf5e51213b7_1569651127_7601.jpg
(사진출처: 동아일보) 

 

2018년 일본 내각부의 조사에 의하면 61만명 이상의 중장년 은둔형 외톨이가 있다고 합니다. 80대 부모의 연금에 50대 아들이 기생하여 살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 역시 중장년 은둔형 외톨이가 많을 것으로 추산되지만 통계조차 없습니다. 은둔형 외톨이로 인한 문제는 거론조차 할 필요도 없이 다양하고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입니다.

 

친구의 죽음에 대해 많은 친구들이 후회했습니다. ‘자주 찾아가 볼 걸’, ‘전에 내가 빚진 게 있는데 미안하다.’ 등의 어찌 보면 염치없는 인사치레 수준의 이야기뿐입니다. 하지만 친구들의 도움으로 밖으로 나온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요?

 

비관적인 세기말적 묵시록 같지만 봉준호(2008)의 옴니버스 영화 흔들리는 도쿄와 대비됩니다. 주인공은 10년째 은둔형 외톨이로 일관하는 청년입니다. 피자를 배달하는 여성에게 매혹되어 밖으로 나옵니다. 하지만 온 도쿄가 은둔형 외톨이로 득실댑니다. 어찌 보면 은둔형 외톨이는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사회적 자폐가 아닌 우리 모두의 현상이라고 생각되기도 합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해변의 카프카의 한 구절처럼 세계에 이렇게 넓은 공간이 있는데 당신을 받아줄 공간은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중장년 은둔형 외톨이 개인들을 태양 아래로 이끌어내는 것이 사회적 자폐에 빠진 현대인을 구원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봅니다.

 

 

3cf1a5ed7efcac8e0b256bf5e51213b7_1569651023_9108.png
(사진출처: 흔들리는 도쿄_ 봉준호 감독)

 

현재 우리 학계에는 학제를 막론하고 중장년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연구는 전무합니다. 연구자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질적연구로 접근하면 의외로 연구 참여자 발굴은 쉽습니다. 지역사회복지 기관, 읍면동 사회복지공무원, 지역사회 통ㆍ반장이나 자생 민간조직 등과 접촉하면 가능할 듯합니다. 저는 사례관리를 전담하는 사회복지사 3명을 통해 두 달 만에 13명을 발굴했습니다. 은둔형 외톨이는 청소년기에서 시작하여 현재에 이른 사람들, 30대 또는 40대 이후에 시작하여 현재에 이른 사람들로 나눌 수 있고 특히 지역사회 구조와 특성과도 관계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저는 도농복합도시의 40대 이후에 시작된 중장년 외톨이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대도시, 농어촌 지역 등 다양한 연구가 가능하리라고 생각됩니다.

 

상단으로

서울 종로구 성균관로 44, 3층 ( 명륜1가 ) (성균관대 정문) | 대표전화 02-766-5956, 010-2069-3029 | 사업자등록번호 : 607-86-19814

Copyright ⓒ HA연구소 All rights reserved.

관리자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