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선국사의 비보풍수(裨補風水)에서 배우는 자기만들기의 지혜- 강점에서 비보의 기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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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적연구의 주제와 방법48
도선국사의 비보풍수(裨補風水)에서 배우는 자기만들기의 지혜- 강점에서 비보의 기술로
글쓴이:HA연구소장 이근무
이성과 과학의 시대에 구시대의 잠꼬대 같은 풍수담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우리의 풍수담론과 관계되어 가장 빈번하게 거론되는 주제가 소위 청와대 흉지설입니다. 풍수들마다 다양한 이론과 해석적 정향성으로 청와대와 인왕산 등의 산세를 들어 흉지라고 합니다. 그리고 현실적이고 역사적인 증거로 청와대 주인들의 끝이 좋지 않다는 것을 제시합니다. 전형적인 사후해석이자 아전인수격 해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풍수가들의 필독서 중 옥을 다듬는 도끼라는 의미가 있는 탁옥부(琢玉斧)에는 “제왕의 일어남과 흥함은 덕이지 힘이 아니다. 제왕의 자리를 지키는 것은 도이지 땅이 아니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풍수의 원리 중의 원리이고 가장 핵심이 되는 정수입니다. 주자(朱子) 역시 “풍수는 땅의 아름다움을 찾는 것이지 길흉을 비는 것이 아니다” 라고 했습니다. 장기집권한 독재자, 총으로 권력을 찬탈한 독재자들의 말로가 비참했던 것은 그들이 흉지에 살았기 때문이 아니며 그들의 비극적 끝맺음은 민주주의의 승리하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에 풍수지리는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요? 어떤 이들은 풍수지리학을 기호학으로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소우주, 자연의 또 다른 현전인 인간의 몸과 정신을 개발하고 보존하는 지혜라고 생각됩니다. 이해를 위해서 도선(道詵)국사의 도선비기(道詵秘記)의 핵심인 비보풍수(裨補風水)에 대해 간략한 설명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도선국사 영정)
고려 태조 왕건의 등장과 개경 도읍지를 예견했다고 알려진 도선은 완벽한 조건을 갖춘 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과 함께 땅의 단점을 보완하는 비보풍수를 설파했습니다. 전남 광양시 옥룡면 백계산에 소재한 옥룡사는 도선이 30년 이상 주석했다고 전해지는 고찰입니다. 풍수의 대가이니 하늘 아래 완벽한 길지를 선택했을 것이라 예측할 수 있지만 옥룡사 계단 밑의 땅은 함몰지경으로 풍수에서는 꺼리는 꺼진 땅입니다. 도선은 꺼진 땅에 동백나무 숲을 조성하여 땅의 약함을 보완했습니다.

(옥룡사 동백나무 숲)
도선의 비보풍수 사상은 사람에게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신체적 조건, 인지능력, 덕성, 인격 등 완벽한 조건을 구비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니체의 말처럼 인간은 동물과 초인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는 존재입니다. 장애인들의 의족, 의수, 휠체어는 물론 비장애인들의 안경 등도 모두 인간의 약함을 보완하는 비보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개인들이 자신이 지니고 잇는 신체적, 심리적, 정신적 약점들을 어떻게 보완했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심리학, 교육학 등에서는 강점관점, 레질리언스 관점 등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이러한 것들은 개인에게 내장된 씨앗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씨앗은 적정 온도와 습도 등이 있어야만 발아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회적 지지와 같은 조건들이 필요합니다. 레질리언스를 주제로 한 무수한 연구에서 이제는 진부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천편일률적으로 제시되는 것이 지지입니다. 하지만 지지는 편파적입니다. 지지를 받는 사람보다 그렇지 못한 사람이 더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자신의 장점보다는 약점이나 단점을 보안하여 자기의 존재를 고양시킨 개인들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질적연구자는 기적이 사라졌다고 믿는 시대에 기적을 발견하는 사람이라고 생각됩니다. 강점, 레질리언스는 찾기 힘들고 약점과 단점이 충일한 사람들의 자기존재의 비보기술의 발굴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